미스김 2. - 트롯에 취하다-(13회)
미스김 해남공연 참석../ 박하경 수필가
위드타임즈 기사입력  2024/04/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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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공연을 마치고 첫 팬 사인회를 하고 있는 미스김 [사진= 박하경 제공]     

 

 

나는 미스김 팬이 되었다. 유튜브에서 안내문을 따라 네이버 카페에도 가입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은 많은 사람들이 미스김 팬이 되어 거기 모여 있었다.

단톡방이 열렸고 거기서 서로 간에 인사를 나누었다. 생전 처음 시작하는 최애의 대상이 된 미스김에 대한 덕질의 위대한 순간이 열렸다.

 

미스트롯 3차에서 TOP 4를 차지한 미스김의 첫 공연이 그녀의 고향 해남에서 있다고 했다. 날짜를 보니 3월 23일, 이미 선약이 잡혀있다. 포기, 포기, 포기하자를 종일 각인시켰지만 미스김의 첫 공연을 응원해주고 싶어 안달이 났다.

 

지성이면 감천^^ 이라고 스케줄이 꼬이다 풀리다 이상스럽게 풀어져버렸다. 해남행이 확정되었던 날 마치 소풍 가는 어린아이처럼 들떴다. 해남 가는 길에 진도대교를 넘어 벽해진 전첩비에 올라 이순신의 바다에 경배하겠다며 계획을 세웠다.

 

소원은 이루라고 있는 것이니까 하여간 최선을 다해서 해남으로의 염원을 불태운 바, 23일 새벽 해남으로 달렸다. 파릇파릇 물오르기 시작한 봄의 초입에 미스김 노래를 들으며 해남과 진도를 잇는 진도대교를 곧바로 넘어 벽파진으로 갔다.

 

벽파진에 내려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이 왜군에게 처참하게 대파당하면서 수장 시켜버린 판옥선 외에 열두 척 남았다는 판옥선을 정비했다는 감부섬을 바라보았다.

 

그래 저곳에서 열두 척의 판옥선을 손봐서 우수영으로 가신 거구나… 이순신의 바다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장군의 고뇌가 그 바다에 진진하게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

 

장군과 함께 싸워 나라를 지켰던 분들을 기린 전첩비에 올랐다.

‘장군님, 이순신 장군님. 지금 세상은 문화전쟁입니다. 거북선을 만드시고 온갖 지략으로 왜군을 물리치시느라 참말로 욕보셨습니다.

 

그렇게 지켜내신 이 진도에서 명물 송가인 가수가 났답니다. 이번에선 해남에서 미스김이란 걸출한 인물이 탄생을 했습니다.

 

장군의 가호 아래 이 땅에서 문화를 선도할 걸출한 여걸들이 났으니 장군께서도 저들의 노랫가락에 즐기시고 노니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편히 하시고 이 바다를 지키시면서 심심하시면 우리 미스김 노래로…… 이름이 채린이랍니다. 김채린. “

 

나는 마구마구 이순신 장군을 찬양하면서 미스김 노래 들으시면서 즐거우셨으면 한다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하하하.

 

해남 우슬 운동장에서 있는 해남 농협인의 축제에 닿을 시간을 계산하면서 미스김이 태어나 자랐다는 황산면 시등리에 갔더니 태어난 곳은 신성리라고 알려주는 분의 말을 듣고 신성리로 갔더니 미스김 장하다고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집을 들여다보니 농사를 짓는 용으로 비워두고 시등리에 사업장과 살림집이 있는 것 같았다. 미스김이 벌을 키웠을 만한 곳을 둘레둘레 둘러봐도 모르겠고 너른 들을 보면서 배추밭은 어디당가~ 하면서 찾아봤다. 사람이 미치면 이렇게 되는갑다. ㅎㅎㅎ.

 

우린 낄낄 깔깔 빠빠 웃으면서 우슬로 차를 돌렸다.

 

해남인들이 지역별로 농사를 짓고 출하하기까지 과정이 농협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농협 축제가 있는 모양이다. 그 행사에 미스김이 마지막 순서로 공연하는 시간이 오후 2시부터 라고 했다. 열심히 우슬로 갔더니 모인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나서 깜짝 놀랐다.

 

우와 해남 짱짱하구나 감탄사를 내지르며 우슬 운동장에 들어서는데 미리 와 있는 서울 경기 팬들이 타고온 관광버스가 있었다.

 

그리고 미스김이 팬 사인회를 할 수 있도록 부스가 차려져 있었다.

 

아이고 나 같은 팬은 팬도 아니구만. 팬이라 떠들기에 몹시 부끄럽구만… 하면서 부스에 갔더니 미스김 고모께서 무지개떡을 했다고 나눠주고 친인척께서 이것저것 해서 멀리서 온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나눔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공연 시간이 되자 미스김이 무대에 올랐다. 함성이 마치 명량해전에서의 승리의 함성처럼 컸다. 내가 비유하고도 흡족하네. 하하하.

 

눈에 콩깍지 씌면 사람이 이래 된다는 표본을 남기고 있음이다.

 

미스김이 고장난 벽시계의 첫 소절을 내뱉는다.

 

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질 않느냐

나는 속인 사람보다 네가 더욱 야속하더라~

한두 번 사랑 땜에 울고 났더니 ~ 저만큼 가버린 세월~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미스김이 결선에서 불렀던 그 순간 알았다. 고장난 벽시계의 노랫말을 ㅎㅎㅎ~

 

사람들이 열광했다. 나도 열광했다. 우리 모두 함께 열광의 도가니를 만들었다.

미스김의 공연은 정말 대단했다.

 

고장난 벽시계와 미스고를 부른 후 트롯 메들리를 부르는데 그 진가가 가감 없이 드높음을 드러냈다. 유감없이 실력을 보여준 첫공연이었다.

 

우와~ 노래 진짜 잘하는 사람이었네. 정말 잘하는구나~

 

그 사이사이 깨알 같은 멘트가 해남인들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노래하는 도중에 여비에 보태라고 용돈을 주는 모습도 훈훈했고 그 용돈을 받으면서 센스 터지는 멘트를 하는 미스김에게 더더욱 반하지 않을 수 없었던 미스김의 해남 첫 공연이었다. 미스김의 트롯에 완벽하게 취한 날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팬써비스 차원에서 즉석 싸인회가 열렸다.

 

나도 줄을 서서 준비해 간 스카이블루 손수건에 사인을 받았다.

너무나도 흡족했기에 잘 간수해두었다.

 

당일로 해남에 갔다 돌아오는 여정은 고단했지만 기쁨과 설렘의 길이었다.

나는 또 다시 해남에 갈 것이다.

 

즉석에서 시상이 떠 올랐다. 

 

      [채린화]

  

              박하경 시인 

 

아득한 해남 천리, 사랑의 밭

채린화 한그루 사랑으로 피었네

찬란한 웃음으로 피었네

채린화가 웃으면

해남의 하늘이 웃네

해남의 들녘이 웃네

노래가 바다로 흘러 세상을 넘치게 하네

 

채린화 채린화야

언제나 천리만리 달려 노래 부르렴

노랫소리에 임이 깨어 달려올 때까지

임이 일어나 손잡아 올 그때까지

아득한 해남 천리, 사랑의 시등리

채린화 단장하고 흠모로 피었네

 

수줍은 어깨너머 어여쁜 채린화여

채린화가 활짝 웃으면

마음 마음에 향기를 심네

노래가 흘러 가슴을 적시고 마음을 훔치네

채린화 채린화야

언제나 천리만리 달려 노래 부르자

노랫소리에 어머니 아버지 주름살 펴지네

천년만년 살고지고 어깨춤 겨워하시네

해남의 사람들이 꽃으로 노래부르네.

 

* 3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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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경 수필가 ©위드타임즈

[秀重 박하경 수필가 프로필] 

출생: 전남 보성. 시인, 수필가. 소설가 

한일신학교 상담심리학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경희사이버대학사회복지, 노인복지학 전공 

월간 모던포엠 수필 등단(2004).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2007).한국문인협회,한국소설가협회와 경기광주문인협회 회원, 현대문학사조 부회장, 지필문학 부회장, 미당문학 이사, 현대문학사조 편집위원. 종자와 시인 박물관 자문위원. 제2회 잡지 수기 대상 문광부장관상 ,경기광주예술공로상 등 수상, 시집 : <꽃굿><헛소리 같지 않은 뻘소리라고 누가 그래?> 소설집: < 군남여사 나셨도다> 외 동인지 다수 등 (현)운당하경서재(유튜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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